미스터리 소설, 그림자 탐정 #069. 떠오른 기억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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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소설 그림자 탐정
. 떠오른 기억들 ②
“네가?” “어. 그럼, 내가 가지. 왜 네가 가게?” “아니……. 그럼, 나야 고맙지.” “고맙지? 그래, 그럼 기다려. 금방 갔다 올게. 여기 아래에 편의점도 있더라.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아니…… 아, 도시락으로 사다줘.” “도시락? 어, 알았어. 그럼 금방 갔다 올게.” 그렇게 말하고는 민철은 현관으로 뛰어갔다. 그의 뒤로 콧노래가 들려왔다. 그런 민철을 지켜보던 송이도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림자가 들어간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그림자의 울음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송이에게 들릴까 울음을 참는 듯했다. 방에 들어선 송이는 침대에 걸터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림자를 말없이 지켜봤다. 그리고 조심스레 방안을 살펴보았다. 방도 거실처럼 단조로웠다. 침대 하나 덩그러니 있을 뿐 붙박이 장 외에는 가구는 아무 것도 없었다. 벽바닥에는 웨딩사진으로 보이는 액자들이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그림자는 그 웨딩사진을 보고 울음을 참지 못하고 터져 나온 듯 보였다. 송이는 액자 가까이 가 사진을 살폈다. 이한과 정인이 함께 예복을 입고 찍은 사진들이었다. 그림자의 울음소리가 잦아들자 송이가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아저씨…….” 말 걸기가 조심스러웠던 송이는 아저씨를 부르고는 말을 잇지 못했다. 송이의 말이 이어지지 않자 그림자가 입을 열었다. “뭐 좀 찾아서 먹었어?” “아니요. 아저씨도 안 계시는데…… 아, 그러니까 진짜…… 아니, 뭐라고 해야 하지. 아저씨의 몸이…….” 그림자의 옅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송이는 얼굴이 발그레 져서는 손을 내저었다. “아이, 몰라. 아무튼 주인이 없는데 물건을 마음대로 만지는 건 아닌 것 같아서요. 민철도 그렇게 말했고요. 나중에 아저씨 엄마가 와서 보시면 놀라실 거예요.” “그러네. 그 생각은 못했다. 그럼 어떻게 배고프다며?” “그게 뭐가 중요해요? 그리고 민철이 뭐라도 사온다고 나갔어요.” “그래. 역시 민철이네.” “뭐가 역시예요? 그것보다 이제 괜찮으신 거예요? 아니, 기억이 다 돌아오신 거예요?” “다는 아니고. 정인이…… 아, 내 여자 파트너 이름이 이정인이야. 정인과 함께 보낸 시간들은 기억이 나. 저기 웨딩사진들을 보니 그날 일들도 생각나고.” “잘 됐네요. 기억들이 돌아오고 계시니.” “그러니까. 그날도 웨딩사진을 못 찍을 뻔했잖아.” “정말요? 그렇게 바쁘셨어요?” “바쁜 것도 있는데 그날 공익신고자와 만나기로 했었거든. 하필이면 그날 말이야.” “그럼 연기하고 웨딩사진을 찍으신 거네요. 그래요, 웨딩사진이 중요하죠. 공익신고자는 다음에 다시 약속을 잡고 만나면 되잖아요.” “그랬지. 근데…… 그날 이후로 연락이 없었던 것 같아, 내 기억엔.” “왜요? 삐친 거예요? 그날 못 만나 거 가지고…….” 송이의 말에 그림자는 웃음이 나오는 것을 겨우 참으며 말했다. “아니, 아니야. 뭘 삐쳐? 애들도 아니고.” “아니…… 그럼, 왜요?” “나도 모르겠어. 사실 그날 나 박동식 경위가 만나러 갔거든.” “정말요? 근데 왜…….” “그러니까. 신고자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가 싶기도 한데…….” “무슨 일이라면? 설마 죽은…….”
“아니야. 그건 아닐 거야. 수사도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사건이라, 외부에 알려지지도 않았거든. 신고자가 누구인지는 더더욱 모르고. 그냥 변심했을 수도 있었을 거야. 맞서 싸워야 하는 게 겁이 났을 수도 있지. 처음엔 공익을 위해 신고는 했지만 막상 본인이 나서서 한다고 생각하니 걱정도 됐을 거고, 겁도 났을 거야.” “그럼 다행인데 우리 아빠처럼…….” “어? 아빠?” “네. 뇌물을 받았다는 오명으로 자살을 선택하신 게 아닌가 싶어서요. 저희 아빠는 절대 그럴 분이 아니거든요.” “아, 그렇지. 내가 그곳에 간 이유가……. 잠깐만.” 그림자는 뭔가를 기억해내려는 듯 머리를 감싸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들며 말했다. “아이, 생각이 안 나네. 분명, 그곳에 제보를 받고 갔다고 그랬는데.” “누가요?” “어? 아, 박동식 경위의 말로는 그래. 너랑 대화하는 거 들었어.” “아, 장례식장에서 말이죠. 맞다. 그런 방향으로 흘렀던 것 같아요. 아저씨가 제보를 받고 우리 아빠를 체포하러 왔다가…… 아니, 그건 다른 형사 분이 말한 것 같은데. 방…… 아, 방기철 형사라고. 그분이 우리 아빠가 뇌물을 받아서…….” “잠깐만. 나도 좀 헷갈리네.” 그림자는 잠시 말이 없다 생각이 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니다. 너희 엄마한테 들은 것 같다. 내가 너희 아빠를 수사 중에 있었다고 말이야.” “맞아요. 그러네요. 근데 제보를 받았다는 말은 안한 것 같은데, 제 기억엔…….” “그래? 그러고 보니, 제보라고……. 그럼, 왜 내가 제보를 받았다고 생각…… 아, 생각이 아니라 기억이 떠오른 거다. 맞아. 내가 제보를 받고 그 집으로 간 거였어.” “정말이죠? 기억이 떠오른 거죠?” “그래. 그런 것 같아. 난 누구한테 들은 걸로만 생각했지.” 그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민철이 왔나 봐요. 아저씨, 일단 먹고 얘기해요.” 송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싱긋 웃으며 방을 나섰다. 그림자도 따라 나서려는데 문 앞에서 송이가 우두커니 서서는 현관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송이야, 왜 그렇게 서……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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